작성자 : 구절암 | 작성일 : 18-10-19 17:22 | 조회수 : 977 | 게시판 : 홍성 가볼만한 곳 | 분류 :

죽도에 가면 사람과 동물, 바다 그리고 그림이 있다. 이곳엔 현란한 네온사인도, 요란한 소음도 없다. 소박하고 잔잔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죽도를 찾아가자. 칠판에 분필을 긋듯 하얀 길을 퍼뜨리며 나아간다. 우렁찬 모터소리에 머리카락은 멋대로 춤춘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작은 배는 그렇게 십여분 후, 죽도에 도착한다.

마을회관 근처에서 귀엽고 발랄한 강아지 한마리를 만났다. 사람을 좋아하는지 꼬리를 흔들며 바라보길래 잠시 같이 놀았는데 이 순간부터 이 강아지는 우리가 죽도를 떠날 때까지 함께하게 된다.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닐텐데 낯선 사람들이 신기했던건지 끝까지 동행해 준다.

이름도 모르는 강아지이지만 우리를 이리도 따라주니 고맙고 왠지 든든하다. 꽃을 지나치지 못하고 기웃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 강아지의 이름을 꽃개라고 지어 부르기로 했다. 꽃개는 우리가 마을을 도는 동선에 따라 집집마다 들러 친구 강아지들과 인사를 나누며 놀거나, 싸우는 건지 장난치는 건지 티격태격 시간을 보낸다. 꽃개의 산책은 참 알차고 재미있다.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갈 길을 가다보면 어느새 또 옆에서 종종종 걷고 있다.